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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재생 프로젝트 전 다케오 시립 도서관의 이용객은 20% 밖에 되지 않았으나,

프로젝트 이후 13개월 만에 방문객 100만 명을 돌파하는 공간으로 거듭났습니다.

 

 

다케오 시립 도서관은 어떻게 변화할 수 있었던 것일까요?

 

 


한국보다 더 먼저 지방쇠퇴를 겪고 있었던 일본

다케오시 역시 대도시와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었고

그 격차는 시민들의 '선택의 여지'로 반영되었습니다.

 

즉, '선택의 여지가 적다'는 것이 지방도시의 치명적인 단점 중 하나였는데,

시간이 남을 때 '도서관에 갈 수도 있다' 라는 선택의 여지를 시민들에게 줄 수 있도록

다케오시는 도서관 재생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됩니다.

 

도서관 운영의 변화

 

다케오 시립 도서관은 운영방식부터 변화를 줬습니다.

구분 기존 변경
개관시간 10시~18시 9시~21시
휴무일 연간 34일 연중무휴

도서관 이용자를 확대하기 위해 휴관일을 줄이고 개관 시간을 늘려

시민들이 언제나 도서관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죠

 

시민의 입장에서 시민이 이용하기 편한 시간, 시민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시도였습니다.

이러한 시도는 인터넷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플랫폼이 아닌

사람과 사람이 편하게 만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한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가졌습니다.

 

 


도서 분류 방식의 변화

 

 

다케오 시립 도서관이 가장 심혈을 기울인 부분이라고 볼 수 있는 도서 분류 방식의 변화입니다.

일본은 원래 '일본십진분류법(日本十進分類法)' 이라는 기준으로 책을 분류하고 있습니다.

 

일본십진분류법이란 예를 들어 '2'는 역사, '7'은 예술이라는 식으로 숫자를 이용해 분류한 다음

예술 중에서 회화와 서예는 '72'처럼 도서를 체계적으로 분류하는 방식입니다.

일본 공공도서관의 99%는 이 방식을 채용하고 있다는 통계를 보아

사실상 모든 도서관에서 일본십진분류법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죠

 

하지만 다케오 시립 도서관은 이 분류법이 이용자들의 가치 증대에 부합하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예를 들어 아동 패션 책은 육아 서적으로 가야할 지, 패션 서적으로 가야할 지?

아름다운 정원 사진을 모아둔 사진집은 예술 서적으로 가야할 지, 원예 서적으로 가야할 지?

즉, 이용자를 우선적으로 생각해 구성된 것이 아니라 제공하는 자의 입장에서 이뤄진 분류인 것입니다.

 

 

그리하여 이용자에게 '제안'을 하는 공간으로 변화를 주기 시작했습니다.

"유럽을 여행한다면 이런 문화를 접해 보는 것은 어떻겠습니까?" 라던가

"건강을 생각한다면 매일의 식사를 이렇게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떻겠습니까?" 라는 식의

제안을 받게 되는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것이죠

 

단순히 일본십진분류법에 의해 해당하는 장소에 기계적으로 진열하던 방식에서

제안 내용을 바탕으로 공간을 구성한다는 것은 차원이 다른 기획과 편집을 요구하는 작업이었습니다.

 

그로인해 시민들은 다케오 시립 도서관에 왔을 때

자신에게 적합한 콘텐츠를 추천받을 수 있게 됐고,

많은 이벤트와 선택지가 생겨 그 공간을 더욱 즐겁게 이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용객 편의시설의 도입

 

 

또한 공공도서관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스타벅스를 입점시켜

시민들이 커피를 음미하면서 책을 읽어볼 수 있도록 했으며

음악이나 영상 소프트웨어를 대여해 주는 공간, 잡지나 서적을 판매하는 공간도 도입했습니다.

 

공공도서관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파격적인 시도로 개혁을 이뤄낸 것입니다.

 


민간의 이노베이션

 

 

공공도서관에서 이러한 융합과 혁신이 가능했던 것은

일본 내 최대 서점 체인 기업 '츠타야(TSUTAYA)'가 다케오 시립 도서관의 위탁운영을 맡게 되면서 가능했습니다.

츠타야 기업이 '다이칸야마 츠타야서점'을 만드는 과정에서 쌓아온 다양한 노하우가 있었고

새로운 분류법의 경험도 이미 형성되어 있어 18만 권의 어마어마한 장서를 분류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18만 권의 책을 전부 '개가식(開架式)'으로 바꿔서 

'막대한 서적을 마주했을 때에 느껴지는 순수한 감동'을 전하고자 했습니다.

 

서점의 이노베이션을 도서관 이노베이션으로 유발한 이 도서관 재생 프로젝트는 

지금도 수많은 시민들의 사고를 연결시켜 주고 있습니다.


'재미있을 것 같다' 라고 느낄 수 있는 공간

시민들의 외면을 받던 공간에서 이제는 시민들의 자긍심이 된 다케오 시립 도서관

 

대도시에서는 당연할 수도 있는 일이

지방도시에서는 당연하지 않을 수도 있기에

다케오 시립 도서관 재생 프로젝트는 더 큰 의미로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참고

마스다 무네아키 『지적자본론』

다케오 시립 도서관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