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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은 시대를 반영한다.

언젠가는 작품으로 비칠 지금의 시대,

우리는 어떠한 작품을 만들어가고 있는가?


 

미술관에 가면 어렵게만 느껴졌던 미술.
이 글을 통해 미술을 재밌게 바라보는 안목이 생기길 바랍니다 :D


 이집트 미술 

이집트 미술의 대표적인 특징 '아는 것을 그린다'

 

사자의 서(死者의 書)

 

사람을 자세히 보시면

① 눈 : 정면

② 얼굴 : 옆모습

③ 몸 : 정면

④ 팔 : 측면

⑤ 다리 : 측면

이것이 이집트 미술의 굉장히 독특한 특징입니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그렸을까요?

이집트 미술은 보이는 것을 그리지 않고

내가 알고 있는 것을 그리기 때문입니다.

 

더 쉽게 설명하자면 우리가 뭔가를 딱! 봤을 때,

그것을 가장 잘 나타낼 수 있는 각도만 짬뽕시켜서 그린 것입니다.

☞ 눈과 몸은 정면이 효과적이지만, 팔과 다리는 역동적이기에 측면이 효과적

 

대상을 미화하기 보다는 사물의 특징을 가장 잘 나타낼 수 있는

본질적인 각도에서 그린 것이죠

아래 <네바문의 정원>을 보면 그러한 특징이 더욱 잘 드러납니다.

 

나무는 옆에서 그려야 그 특징이 잘 드러나고,

연못과 물고기는 옆이 아닌 위에서 그려야 보이겠죠?

 

 

네바문의 정원

 

그래서 이집트 미술은

평면적이고 완전함을 추구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집트 미술은 미술가가 주어진 한 순간에
'무엇을 볼 수 있었느냐'에 근거를 둔 것이 아니라
어떤 사람이나 장면에 대해 그가 알고 있었던 것에 바탕을 두고 있다.

그들은 인간의 형태 속에
그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한 모든 것을 그려 넣게 만든
*규칙을 따랐을 뿐이다 

- E.H. 곰브리치 <서양미술사> 中

 그리스 미술 

그리스 미술은 이집트 미술과는 정반대의 길을 걷습니다.

 

평면적 입체성

완전성 역동성

보수적 → 자유로움 

 

그리스 미술의 대표적인 특징 '보이는 것을 그린다'

 

원반 던지는 사람

보기만 해도 역동적이고 표정과 자세 하나하나에 디테일이 살아있지 않나요? :)

 

밀로의 비너스

사실적인 표현에 집중한 그리스 미술은 참으로 '인간 중심'의 미술이었습니다.

 

이집트 사람들은 머리로 아는 것을 그렸고

그리스 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것을 그렸다.

라는 특징만 기억하셔도 이집트와 그리스 미술의 차이점을 쉽게 이해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D

 


 헬레니즘 시대 

"그리스 문화의 절정기!"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정복한 지역에 그리스 문화가 확산되는 시대로

그리스의 영향력이 절정에 달한 시대입니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라오콘과 그의 아들들'이 있습니다.

 

라오콘과 그의 아들들

 

굉장히 '역동적'이고 표정에서 '괴로움' 이 느껴지지 않나요?!

이 작품은 그리스 신화의 한 장면 '트로이 전쟁'을 표현한 작품입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트로이 전쟁은

그리스 vs 트로이 간의 싸움이었고,

그리스군은 트로이군 진영에

목마를 남기고 철수하는 위장 전술을 펼쳤죠!

 

이때, 목마를 성에 들여오는 것을 극구 반대한 사람

바로 '라오콘' 이었습니다.

 

그러자 그리스 편의 신 포세이돈과 아테네는

라오콘을 살려두면 이 전쟁은 이길 수 없다고 판단하여,

뱀을 트로이 진영에 보내 라오콘을 물어 죽이게 합니다.

이것이 작품으로 표현되어 지금까지 전해지는 것이죠!

 

단순한 조각상으로 느껴졌던 작품이

이야기를 알고 보면 다르게 보이기 시작하지요 :D

 


 중세시대 미술 

"교회미술의 시대"

 

그리스 문화가 끝이 나고 로마의 시대가 찾아오게 됩니다.

로마의 국교는 '가톨릭'

가톨릭은 로마 문화의 대표적인 특징으로도 자리 잡게 됩니다.

 

그래서 고대와 근대의 중간 시대, 중세의 미술은

교회를 채우고 장식하는 교회의 도구 역할이 강했습니다.

 

교회미술이 발전하기도 했지만

오직 신만 그려야 했고 본질만 추구하게 되었습니다.

 

빵과 물고기의 기적

어떠신가요?

역동성과 입체감은 전부 사라졌고 색감마저 퇴보한 느낌입니다.

 

표면적인 회화와 명확성을 추구한 경향은

맨 처음 언급했던 '이집트 미술'로 다시 돌아간 느낌입니다.

그래서 중세는 미술의 1000년 암흑기라고도 합니다.

 


 르네상스 시대 

"다시 그리스로 돌아가자"

 

중세시대의 종말이 찾아오고

그 유명한 '르네상스 시대'가 도래합니다.

 

중세시대가 끝나면서

신의 권위는 땅바닥에 떨어지고

교황의 권위 역시 찾아볼 수 없게 되었죠.

 

그럼 1,000년 동안 신을 그리면서 미술가들이 얻은 것은 무엇일까요?

그렇게 시작된 르네상스는 다시 사람을 그려보자

즉, 다시 그리스 문화로 돌아가자는 운동입니다.

르네상스의 의미가 예술의 부활과 재생인 이유가 이것이죠

 

그렇게 오랜 암흑기를 지나 불어온

문화의 황금시대 '르네상스'

르네상스 시대의 시작점은 '조토 디 본도네' 라는 사람입니다.

 

조토 디 본도네(Giotto di Bondone) - 신앙

중세시대의 그림과의 가장 큰 차이점은 '입체감' 입니다.

 

이것은 조각이 아니다, 환조 같은 느낌의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하나의 그림이다. 
조토 디 본도네는 평평한 평면에서 깊이감을 느끼게 하는 기술을 재발견한 것이다.
- 서양미술사 中

 

르네상스 시대의 무엇보다 중요한 포인트는

중세시대 예술작품의 영광이 모두 '교회의 몫' 이었다면

조토 시대부터는 모든 찬사와 영광이 '미술가의 몫'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르네상스, 원근법의 시작"

 

이제부터 본격적인 르네상스의 시작을 알리는

그 유명한 마사초(Masaccio)의 작품입니다.

 

마사초 - <성 삼위일체, 성모, 성 요한과 헌납자들>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뭐가 보이고 느껴지시나요?

이제는 우리에게 너무나도 익숙해진

'원근법'의 시작 바로 이때부터였답니다!


"스푸마토의 마법"

 

레오나르도 다빈치 - 모나리자

 

알 수 없는 미소, 각도를 바꿔도 따라오는 것 같은 시선..

모나리자 매력은 과연 무엇일까요?

 

바로 '스푸마토(sfumato)' 입니다.

스푸마토란 '연기처럼 사라지다' 의 뜻을 가진

스푸마레(sfumare)에서 유래한 것으로

 

색깔과 색깔 사이의 경계선, 인물과 배경의 경계선 등을

명확히 구분하지 않고 부드럽게 하는 음영법입니다.

 

원래 사람이 웃으면 눈가에 주름이 지고 입꼬리가 올라가는데

그 부분을 자세히 보면 음영처리한 것을 알 수 있죠.

 

웃는 건지 슬픈 건지 알 수 없는 천만 불짜리 미소가

바로 스푸마토의 효과입니다!

 

또한, 그림의 피라미드형 구도는 안정감을 느끼게 하고

전체적으로 신비로운 실루엣은

배경과 인물을 명확하게 나누지 않은 경계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스푸마토는 하나의 형태가 다른 형태 속으로
뒤섞여 들어가게 만들어 무엇인가 상상할 여지를 남겨놓는다.
- 서양미술사 中

"미켈란젤로는 조각가였다"

 

시스티나 성당 천장화로 유명한 미켈란젤로

사실 그는 화가가 아닌 조각가였답니다.

 

당시 시스티나 성당 벽면에는

당대 유명 미술가들의 그림이 가득했는데 천장만 비어있었죠

 

이에, 미켈란젤로의 재능을 시기한 브라만테가

천장화를 그릴 사람으로 미켈란젤로를 교황에게 추천합니다.

 

미켈란젤로 - 시스티나 성당 천장화 (출처 : 블로그 솜글)

 

 

조각가였던 미켈란젤로는 누구보다 그리고 싶지 않았지만

시장과 교황의 온갖 압박에 결국 천장화 작업을 하게 됩니다.

 

기왕 하는 것 제대로 그려보자고 마음먹었을 미켈란젤로.

그는 무려 4년의 시간 동안 누운 자세로 천장화를 그렸고,

그렇게 완성된 위대한 작품이 바로 <시스티나 성당 천장화> 입니다.

우리가 천지창조로도 익히 알고 있는 작품이죠!

 

미켈란젤로 - '아담의 창조'(시스티나 성당의 천장 벽화 '천지창조'중) l &copy;wikipedia commons, public domain


"매너리즘의 시작"

 

이렇게 천재 화가들이 르네상스 시대에

너무 많이 나오니 후대 세대들은 

그것을 단순히 모방하기만 하는 

'매너리즘(수법 모방 주의)'이 발생합니다.

 

"매너리즘에 빠졌다", "독창성 따윈 없고 틀에 박혀있다"

매너리즘의 어원이 바로 이때 나타나게 된 것이죠


 르네상스 이후, 바로크 미술 

"생동감, 바로크 미술"

 

매너리즘에 빠져있던 화가들 사이에서 또 다른 천재가 나타납니다.

바로 루벤스(Peter Paul Rubens)

 

루벤스 그림의 특징은 명암의 조화, 빛, 에너지 등

마치 당장이라도 살아서 움직일 것만 같은 저 생동감입니다.

 

 

루벤스 - <아이의 얼굴>

 

어두운 배경에서 빛을 통해 중요한 것들을 배열하는

이 화풍을 사용한 또 다른 화가는 바로

렘브란트(Rembrandt)입니다.

 

렘브란트 - 자화상&nbsp;l &copy;wikipedia commons

그림이 정말 살아있는 것처럼 느껴지지 않나요?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것 같은 저 생동감.

이것이 르네상스를 뒤이은 미술가들의 특징입니다.

 

지금이야 사진 기술이 발달했지만,

그 당시 사람들은 그림이 실제와 너무 똑같아서 기괴스러웠다고 합니다.

너무 똑같아서 기괴스러운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바로크 미술' 의 가장 큰 특징입니다.

 

바로크의 뜻은 기괴함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미술사 사조 이름은 이처럼

대부분 조롱과 욕설에서 비롯되었다고 합니다.

 

예)

로마네스크 = 로마양식을 따라한 것

고딕 = 야만족 고트족 취향

매너리즘 = 가식과 천박한 모방

 

그동안은 사조 이름에

굉장히 멋진 의미가 담겨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던 것이죠.

 


알면 알 수록 더욱 빠져드는 미술사의 세계

이 글을 읽은 여러분은 미술의 기본기를 어느 정도 장착하신 것과 다름없습니다.

이제 더욱 넓어진 안목으로 미술 작품을 감상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